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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교육 과정

“농촌을 큐레이션하다.”

재미난청춘세상 2기 졸업생인 홍성실 선생님이 진행하는 착한소문쟁이 시즌 2, 네 번째 이야기 “미녀농부”편입니다.

착한 일을 하는 분들에 대한 소문이 확산하며 조금은 더 착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재미난청춘세상이 함께 하겠습니다.

글쓴이 : 홍성실, 재미난청춘세상 2기

출 처 : 이로운넷(www.eroun.net)

작성일 : 2022년 5월 18일



“농촌과 농업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고 나눔으로써 더 나은 농촌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국제구호개발 NGO 굿피플인터내셔널의 강대성 상임이사의 추천으로 지역사회공헌형 사회적기업 ‘쉼표영농조합’ 이정원 대표를 만났다. 심리학으로 석사학위와 전문상담사 자격까지 취득했던 이 대표는 후계농도 아니면서 20대에 농사를 시작, ‘미녀농부’란 브랜드로 농산물과 농산물 가공품을 판매하고 농촌과 농업 큐레이터를 자처하는 특이한 이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농사의 ‘ㄴ’ 자도 몰랐지만, 이제는 제법 농사는 물론 농촌의 삶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게 됐을 뿐 아니라 자기 명의의 땅도 갖게 됐다. 그간의 여정이 전혀 쉽지 않았기에, 수년 동안 농업 현장에서 새롭게 배우고 느낀 것들을 가능한 많은 사람과 가감 없이 나누며 더욱 살 만한 농촌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고 싶어 한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농사도 공부와 협업 ‘중요’

이 대표는 심리학으로 석사학위와 전문상담사 자격까지 가지고 있는 특이한 이력과 함께 농촌 큐레이터를 자처하며 농촌을 제대로 알리는 등 유별난 농촌 사랑으로 이미 유명하다. 2015년 29살 비교적 젊은 나이에 후계농도 아닌데 농사를 짓겠다고 나서니 주변의 모든 사람이 “저러다 금방 그만두고 떠나겠지”라고 했다. 이 대표의 부모조차도 딸이 제풀에 지쳐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네 이웃에게서 1천 평의 휴경지를 얻어 단호박 농사를 시작한 이 대표. 그야말로 단순 무식하게 몇 날 며칠을 묵묵히 땅을 고르고 비닐을 씌워 모종을 심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주변 농부들이 하나둘씩 도움의 손길을 제공했다. 그렇게 단호박을 잘 키워 첫 수확을 하는 날, 이 대표는 장비도 주변 환경도 변변히 갖추지 않은 채 저녁 늦은 시간까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홀로 일에 몰두했다.

그 모습을 지켜본 그의 부모는 그제야 딸의 진심을 인정하고 주변에 농사 잘 짓는다는 친구와 선후배를 찾아서 딸의 조력자가 되어 줄 것을 부탁했다. 때마침 성공적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장년 농업인들도 선뜻 농사를 물려받겠다고 나서는 자식들이 많지 않아 농촌의 미래를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는 터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이 대표는 5명의 장년 농업인들, 2명의 후계농업인 청년들과 함께 2015년 12월 영농조합을 설립했다.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절 ‘치유농업’을 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건강한 거 먹으면서 몸도, 마음도 쉬어가자’는 의미에서 이름은 ‘쉼표영농조합’으로 지었다.

이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해졌다. 먹고 살아야 하는 만큼, 땅을 얻어 직접 농사를 짓는 것 외에도 돈을 벌기 위해 이웃집 농사도 돕고 전문상담사 경력을 활용한 일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농업과 관련해서는 초보인 만큼 가능한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히기 위해 공부하고 또 공부했다. 실제로 이 대표가 2016년 한 해 동안 농업기술센터 등을 찾아 정식으로 들은 수업만 600시간이 넘었다.

그는 처음부터 보조금에 일절 의존하지 않았다. 계속 좋아서 해야 하는데 받은 보조금 때문에 억지로 지속하는 상황은 막고 싶었다. 이 대표는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하고 소통함으로써 경제적인 필요를 채워 나가며 결국 자기 명의의 땅을 가진 어엿한 농부로, 더 나아가서는 농촌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는 사회적기업 경영인으로 견실히 자리매김하려 했다.

이 대표가 농부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특유의 부지런함과 함께 주변 이웃들을 포함한 모두의 도움 덕분이었다. "많은 사람이 농업은 별다른 기술과 지식 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여기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라며 농부는 생명공학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을 꼭 닮은 미녀농부와 나란히 선 이정원 대표 / 쉼표영농조합 제공



쉼표영농조합, 농촌형 사회적경제 실천 앞장

이 대표가 운영 중인 쉼표영농조합은 조합원 누구도 월급을 받지 않는다. 농촌의 미래를 걱정해 조합 설립에 참여한 장년 농업인 조합원들은 후계농업인 청년들이 맘껏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만 묵묵히 수행한다. 이 대표를 포함한 후계농업인 청년 조합원들은 농부들이 수고해서 농사를 지은 농작물이 더 값어치 있게 소비되도록 가공, 판매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실제로 쉼표영농조합은 ‘미녀농부’ 브랜드로 영세농가와 청년 농부들의 농작물을 판매해 판로를 해결해 주고 있을 뿐 아니라 농부들이 직접 지은 농작물을 조금 높은 비용으로 매입, 부가가치 높은 가공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또한, 이 대표는 자신이 농사를 지으며 치유를 받은 것처럼 더욱 많은 사람이 농촌 체험활동을 통해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도 기획, 진행하고 있다.

쉼표영농조합은 고용노동부로부터 인증받은 사회적기업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농촌형 사회적기업이 도시의 사회적기업과 달리 고용 창출을 목표로 하기에는 제약이 많다고 지적한다. 70세가 마을의 막내일 정도로 고령화되고 있는 농촌 지역에서 직원을 뽑으려고 해도 사람이 없는 게 현실인 만큼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데 앞장서는 것이 진정한 농촌형 사회적경제라고 주장한다. 이 대표는 마을 안쪽에 있는 쉼표영농조합을 오갈 때 종종 마을 초입에 차를 세워 두고 걸어서 이동하며, 마을 어르신들의 안부를 꼼꼼하게 챙긴다. 또한, 쉼표영농조합 사무실이 어르신들의 쉼터,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농업,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경제 분야로 바른 인식 필요

이정원 대표는 "농업은 우리 생명과 직결된 산업으로 안정화가 중요한 분야"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현실은 농촌과 농업에 대한 이해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수년 동안 정부 주도로 귀농·귀촌을 활발하게 장려해 왔음에도 농업 인구는 계속 줄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농촌과 농부로서의 삶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준비 없이 귀농·귀촌에 나선 사람들의 중도 포기가 많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직업으로써 농업에 대한 이해부터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그녀의 심리학 지식과 그간의 농사 경험을 토대로 농업적성 검사지를 개발했다. 농사라고 다 같은 농사가 아니기에 밭농사, 논농사, 과일 농사 등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개개인의 적성을 먼저 분석해 보고 그 결과를 토대로 1년 정도 충분한 경험을 한 후에 진로를 결정할 것을 권장한다.

또 농업은 다른 직업들과 달리 상당한 초기 투자 비용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당장 농지를 사서 농사를 시작하지 않더라도 1년 후에나 수확이 가능할 뿐 아니라 자연환경에 따라서는 한해 열심히 농사를 짓고도 변변한 수입을 보장받지 못할 수 있으니 적어도 2년 정도는 농사로 인한 수입이 없어도 먹고 살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이 대표는 농촌도 지속해서 개발이 이뤄지면서 변화가 있는 만큼 도시와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땅값이 상당한 수준임도 간과하지 말 것을 조언한다. 특히, 농사로 먹고살 수 있는 정도가 되려면 적어도 500평에서 1,000평 정도의 농지는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대표는 “일반 직장의 경우 출퇴근에 필요한 옷가지 정도만 구매한 후에 한 달 지나면 월급을 받을 수 있지만, 농사는 수입을 얻기까지 오랜 기다림이 필요하다. 특히, 과수 농사를 짓는 경우는 적어도 3년 이상은 어떤 수입도 기대하기 어렵다. 농부로서 직접 살아 보니 불안정한 계약직 같았다”라며 “이제는 정부도 귀농·귀촌을 양적으로 늘리는 것보다는 이미 새로운 결심으로 귀농·귀촌에 나선 사람들이 더욱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노력을 집중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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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홍성실은 20여 년 동안 PR 대행사에서 일하고 6년째 헤드헌터로 밥벌이 중이다. 2020년에 ‘재미난청춘세상’에서 운영하는 사회적경제 창업 교육 프로그램에 우연히 참여하며, ‘그들은 왜 사회적경제에 진심인 건지’ 호기심이 발동했다. 이후 사회적경제 속 착한 가치를 발견하며, ‘착한소문쟁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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