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난청춘세상 2기 졸업생인 홍성실 선생님이 진행하는 착한소문쟁이 시즌 3, 네 번째 이야기 “좋은날”편입니다.
착한 일을 하는 분들에 대한 소문이 확산하며 조금은 더 착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재미난청춘세상이 함께 하겠습니다.
글쓴이 : 홍성실, 재미난청춘세상 2기
출 처 : 소셜임팩트뉴스(www.socialimpactnews.net)
작성일 : 2023년 10월 11일
“결혼해 육아하는 동안에도 기회가 될 때마다 프리랜서로 웨딩 관련 일을 계속했습니다. 제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육아에 전념하는 기간이 7~8년 이상 되어 나이가 드니 오라는 곳은 있어도 선뜻 마음이 가질 않았습니다. 이에 창업을 고려했지만 웨딩 분야는 초기 투자 비용이 상당히 요구되는 편이라 결심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때 지인의 권유로 사회적기업전문가 과정에 참여하게 되어 스몰 웨딩 확산과 전통 혼례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좋은날’의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하고 2017년 5월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이후 1,000쌍 이상의 신랑, 신부에게 합리적인 비용으로 더욱 뜻 깊은 결혼식을 선사할 수 있었습니다.”
아동복지 전문 사회복지법인 대한사회복지회 강대성 회장 소개로 사회적기업으로는 특이하게 결혼식을 컨설팅하는 사회적기업 ㈜좋은날 정민유 대표를 만났다. 결혼 컨설팅을 하는데 사회적기업이라니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간 듣지 못했던 새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좋은날이 운영 중인 넉넉한 이야기가 있는 집, 복합문화공간 ‘유담헌’으로 발길을 향했다. 창덕궁의 정취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100평 규모의 멋진 양옥집이라니…. 사회적 미션이 경제가 될 수 있다는 사회적기업 사례를 보여 주고 싶다는 그녀의 당찬 포부를 통해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념을 확장하고 발전시켜 보자.
잘 할 수 있는 전문 분야에서 사회적 가치 플러스
합리적인 작은 결혼식 확산과 전통 혼례 활성화를 선도하고 있는 ‘좋은날’의 정민유 대표는 결혼해서 육아에 전념하기 전까지 웨딩 분야에서는 일 잘하기로 소문난 전문가였다. 그 덕분에 결혼해서 두 명의 자녀를 양육하는 동안에도 프리랜서로 짬짬이 웨딩 관련 업무를 지속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7~8년 이상, 10년 가까이 육아에 전념하다 보니 본격적으로 업무에 복귀하고 싶어도 선뜻 마음에 꼭 맞는 곳을 찾기 쉽지 않았다. 이에 직접 창업을 할까 고민도 했지만 웨딩 분야는 다른 분야에 비해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편이라 결심이 쉽지 않았다. 그때 지인의 권유로 사회적기업전문가 과정을 수강하며 스몰 웨딩 확산과 전통 혼례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좋은날’의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 창의혁신형의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어 2017년 5월 사업을 시작했다.
정민유 대표는 좋은날을 통해 20여 년 동안 일반 상업적 결혼식을 진행하며 느껴 왔던 문제들을 사회적으로 풀어 보고 싶었다. 무엇보다 개성이 제각각인 신랑, 신부들이 찍어낸 듯 똑같은 결혼식 대신 서로의 다양한 요구와 개성이 담뿍 담긴 특별한 결혼식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랐다. 또한, 예식장마다, 심지어는 같은 예식장에서도 예식홀마다 천차만별인 예식서비스 비용을 표준화해 투명하게 공개해 줌으로써 신랑, 신부가 더욱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예식장소 선택 과정의 수고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기를 원했다. 그리고 우리의 역사가 담긴 전통 혼례를 보다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고 싶었다.
좋은날은 설립 이후 빠르게 성장을 지속했다. 2018년에는 최단기간 내에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으며 양재시민의숲, 용산가족공원 등 서울의 주요 공원들은 물론 남산한옥마을 등지에서 개성이 가득한 특별한 결혼식을 성공리에 서비스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공공장소보다는 개인적인 공간에서 결혼식 진행을 희망하는 신랑, 신부들의 요구에도 부응하고자 ‘유담헌’이라는 멋진 예식 공간을 자체적으로 마련,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정 대표는 사회적기업으로의 성공적인 차별화 비결로 “첫째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전문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를 플러스시켜 나갈 것, 둘째는 신뢰할만한 행정전문가를 파트너로 둘 것”을 꼽았다. “좋은 뜻과 좋은 마음만으로 사업을 지속해서 잘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만큼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는 영역에서 혁신이 필요한 사회적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방안을 제안해 나간다면 더욱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라는 설명이다. 또한, “사회적기업 운영 과정에 행정적으로 꼼꼼히 챙겨야 할 업무들이 많은 만큼 이를 위한 대비도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새롭게 마련한 유담헌에서 인터뷰 중인 정민유 대표 / ㈜좋은날 제공
예식서비스 비용 표준화해 공개. 매번 개성 넘치는 특별한 결혼식 제공
좋은날은 설립 당시 처음 의도했던 대로 천차만별인 예식서비스 비용을 표준화해 공개했다. 바쁜 신랑, 신부가 일일이 예식장을 찾아서야 공개 받을 수 있는 서비스 비용을 일괄적으로 오픈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좋은날은 무조건 싸게 보다는 합리적인 비용을 제시하는 데 노력을 집중했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최고의 서비스, 차별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좋은날의 목표다.
좋은날은 소정의 기획료를 받는 대신 신랑, 신부의 다양한 요구에 귀 기울인다. 그리고 가능한 그 모든 바람을 결혼식 당일 구현해 줌으로써 좋은 날의 감동을 배가시켜 준다. 언어장애가 있는 신부의 부모와 일본인 신랑 가족, 외국인 친구들을 위해 한국어를 포함, 4개 국어로 서비스되는 이색 결혼식이 좋은날과 함께 하면 가능한 이유다.
또한, 결혼식 진행 시 어마어마하게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좋은날이 자체 제작한 다회용의 원목 도시락은 고급스럽기까지 해서 신랑, 신부는 물론 하객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그리고 한번 쓰고 버려지는 화환은 쌀 화환으로 대체, 꼭 필요한 곳에 기부하거나 신랑, 신부의 소중한 먹거리로 활용되도록 하고 있다. 이 밖에도 결혼식 장식에 사용된 꽃은 현장에서 작은 꽃다발로 탈바꿈시켜 희망하는 결혼식 하객들에게 선물로 제공하는 등 결혼식 진행 전반에 사회적 가치를 더한다.
한편, 좋은날은 전통 혼례를 기획, 진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다 우리 전통에 부합한 결혼식을 위해 최근에는 강영숙 한복 디자이너와 전통 혼례 고증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순조의 둘째 딸인 복온공주가 입었던 활옷을 고증, 한땀 한땀 손수 제작해 21세기 신부들이 그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정 대표는 “사회적기업이라고 하면 대가 없이 무료 서비스를 하거나 서비스 가격이 저렴할 것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좋은날은 합리적인 비용에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신 특별한 사연이 있는 신랑, 신부들에 한해서는 기꺼이 무료 서비스 또는 할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라고 밝혔다. 그녀는 또 “나의 경우 사회적기업을 하며 더욱 사회적기업화됐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보다 결혼식 진행 과정 전반에 더욱 사회적 가치를 반영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쓰레기를 줄이는 방안을 지속해서 모색하거나 전통 혼례 고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주요 서비스의 경우 신뢰할만한 사회적기업들과 연대하는 등의 노력이 그 구체적인 예”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가치도 경제가 될 수 있다”라는 사회적기업 모델이 꿈
정민유 대표의 꿈은 좋은날을 “사회적 가치도 경제가 될 수 있다”라는 사례를 보여 주는 조금은 다른 사회적기업 모델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즉,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면서 충분한 이익을 창출하는 사회적기업을 꿈꾸고 있다. 이에 좋은날은 합리적인 비용으로 개성 있는 작은 결혼식과 전통 혼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온 힘을 다한다. 그 여정을 함께 하거나 지켜본 사람들과 단체들이 좋은날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봄으로써 보다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얻기 위해서다.
좋은날의 정성스러운 마음이 통해서일까. 결혼을 위해 좋은날을 찾는 고객들은 지속해서 늘고 있다. 2021년에는 한 해에 100쌍의 결혼식을 진행했다면 이제는 평균 200건가량의 결혼식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각종 문화예술 사업에서도 기회를 얻어 성공적인 프로젝트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이에 좋은날은 올 8월 말 공사를 마치고 새롭게 북촌에 문을 연 유담헌을 예식장소로뿐 아니라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계획을 하고 있다. 새로운 결혼식 문화뿐 아니라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맞춤형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 기획, 전시를 통해 지역사회와 공공의 가치를 잇는 MICE 사회적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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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홍성실은 헤드헌터로 밥벌이를 하는 중에도 한 달에 한 번은 선한 영향력을 펼쳐 나가는 소셜임팩터를 찾아다닌다.
2020년에 ‘재미난청춘세상’에서 운영하는 사회적경제 리더 과정에 우연히 참여하며, ‘그들은 왜 사회적경제에 진심인 건지’ 호기심이 발동했다. 이후 사회적경제 속 착한 가치를 발견하며, 착한 이야기가 가능한 널리 알려질 때 비로소 오늘보다는 더 나은 내일이 가능할 것이란 믿음으로 ‘착한소문쟁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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