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의팔 트립티 대표, “이주민 돕다 이젠 한 잔의 커피로 세상을 바꾸다!”

6월 9일 업데이트됨

글 : 홍성실, 재미난청춘세상 2기

작성일 : 2021년 6월 8일

*재미난청춘세상 교육과정이 끝나고 사회적경제기업 창업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의미 있는 일을 시작해야겠다고 고민하던 중 재미난청춘세상과 ‘착한소문쟁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성경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말씀하셨지만, 사회적가치를 위해 수고하고 애쓰시는 착한 사회적경제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가능한 많은 사람이 알아서 함께 응원하고 동참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착한 소문이 확산하며 조금은 더 착한 사회가 됐으면 싶다.*

예수의 십자가졌던 구레네 시몬처럼 ‘우연히’ 이주민들과 함께하는 삶이 시작됐다!

어느 날 우연히 교회에 피신 온 8명의 중국 교포들을 외면할 수 없어 이주노동자 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어느 날, 몇몇 네팔인들이 한국에서 일하다 사고를 당한 네팔 이주노동자들을 도와 달라고 찾아와 공정무역 커피를 취급하는 ‘트립티’를 설립하고 사회적기업의 대표가 됐다.

커피 로스터, 바리스타, 운전기사는 물론 심부름꾼 역할까지 온갖 업무를 마다하지 않고 앞장서 하는 사회적기업 트립티의 최정의팔 대표의 이야기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성경 속 ‘구레네 시몬’에 비유했다. 로마 병정의 갑작스러운 요청에 예수의 십자가를 대신 졌던 구레네 시몬과 같이 ‘아주 우연한 기회’를 통해 이주민들과 함께하는 삶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최정의팔 대표는 1973년 신문사에 입사해 10년 동안은 기자로 일했다. 이후 독일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로 교회에 재직하던 중 우연히 찾아와 도움을 청하는 중국 교포들을 계기로 1996년 이주노동자 운동을 시작, 2003년에는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3권을 보장하는 법을 만드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그리고 다시 우연히 찾아온 네팔 이주노동자들 덕분에 ‘커피 전문가’로, 사회적기업의 대표로 변신했다. 한국에 와서 크고 작은 사고로 눈을 잃거나 팔이 잘린 이주노동자들을 모른 체 할 수 없어 처음에는 그들을 위한 쉼터를 열었다. 그리고 강제 추방 위기에 직면한 그들이 본국으로 귀국해서 행복한 일상을 살 수 있도록 자립 방안을 모색하던 중 60이 넘은 늦은 나이에 직접 커피 로스팅을 배워 가르치기 시작하다 공정무역 사업에까지 뛰어들게 됐다.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서 평등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울고 웃으며 “과연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서 행복한가?”에 대한 고민을 떨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주노동자들이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와 있는 동안 본국에서는 아이들이 버려지고 가정이 파괴되는 경우가 잦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에 최정의팔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이주노동자들의 본국이 잘 살 수 있게 도움으로써 이주노동자 없는 세상을 실현하고 싶다.

코로나 여파로 어렵지만, 세계 각국 자립 돕겠다던 ‘약속’ 지키고 싶다!

2009년 최정의팔 대표가 설립한 ‘트립티’는 산스크리스트어로 ‘참 좋다!’란 뜻이다. 트립티의 비전은 ‘국경을 넘어 모두에게 행복한 이웃이 되어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트립티는 생산자에게 정당한 가격을 제공하는 공정무역 원두만을 사용할 뿐 아니라 공정무역 커피 사업을 통해 이주민, 장애인, 청소년 등 취약계층에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한다. 또한, 네팔을 중심으로 태국, 베트남의 자립을 돕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예기치 못했던 코로나가 트립티에게도 큰 타격을 줬다. 개업 일주일 만에 폐업하는 매장도 생겼다.

그리고 100여 개 호텔에 공정무역 커피를 공급해 보겠다는 큰 목표를 가지고 지난해 2월 오픈했던 인천 하버파크호텔 트립티도 올 5월에 문을 닫았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지난 2016년 커피 묘목을 심어주며, 성장을 함께 도모해 나가기로 굳은 약속을 했던 네팔이다. 자주 오갈 수 없게 되면서 많은 계획이 멈춰진 것이다. 커피 기계도 가져다주고 직접 만나 생두 볶는 법, 커피 잎 차 만드는 법 등을 가르치며 할 일이 많은데 말이다.

하지만 최정의팔 대표는 잘 되리라 굳게 믿고 있다. 또한 “위기는 없다.”라는 생각과 함께 한쪽 문이 닫히면 또 다른 한쪽 문이 열릴 것이란 신념하에 자기 성찰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 여파에 그나마 집이 있어 다행이라 여기며 담보 대출과 신용 대출로 급한 위기를 모면했다. 그리고 빚을 갚기 위해 다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대방역 3번 출구 앞 스페이스 살림 1층과 2층에 트립티 대방점을 크게 오픈한 것도 그 때문이다. 경제적인 여력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빚을 갚아야 해서 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하지만 진짜 속내는 한 가족과 다름없는 직원들에게 지속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또한 언제든 네팔 등 세계 각국의 이웃들과 한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다.

“진정한 사랑은 쏟아지는 비를 같이 맞아 주는 것이다!”

우연을 계기로 인생의 절반 이상을 이주노동자들과 함께해 온 최정의팔 대표는 이주노동자들이 과거와 비교하면 우리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되는 등 개선이 많이 이뤄진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도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취업 이후 장소 이동을 불허하는 등 아직 제약이 많다는 것이다. 이주노동자에 대해 다른 비판적인 견해도 있지만, 누구나 인간으로서 존중받으며 살 수 있도록 보호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최정의팔 대표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이민정책을 펼 때 우리나라 역시도 비난의 여론이 높았다. 하지만 우리 문제가 되면 다른 견해와 잣대를 들이댄다.”라며, 한국 사회가 더 도덕적이고 성숙한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대부분 사람이 사회적가치하면 공공의 복리, 행복을 얘기하며 경제적 혜택에만 중점을 두는 것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우면 모두 행복한가는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어떤 경제적인 혜택도 상대적인 박탈감 없이 누릴 수 있도록 배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정의팔 대표가 생각하는 “진정한 사랑은 우산을 건네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쏟아지는 비를 함께 맞으며 개이길 함께 기다려 주는 것”이다.

그런 생각 때문인지 그는 그간 자신이 큰일을 했다고도, 크게 고생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주노동자와 함께하는 일이 행복해서 오늘도 쉬지 않고 보다 필요한 일들을 찾아 쉴새 없이 길을 가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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