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교육 과정

“편견이 눈을 감으면 가슴이 음악을 듣는다”

재미난청춘세상 2기 졸업생인 홍성실 선생님이 진행하는 착한소문쟁이 시즌 2, 첫 번째 이야기 “드림위드앙상블”편입니다.

착한 일을 하는 분들에 대한 소문이 확산하며 조금은 더 착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재미난청춘세상이 함께 하겠습니다.

글쓴이 : 홍성실, 재미난청춘세상 2기

출 처 : 이로운넷(www.eroun.net)

작성일 : 2022년 3월 30일

“설립 7주년이지만 매년 원점에서 새롭게 시작합니다”

쉬운 정보로 발달장애인들의 살맛 나는 인생을 꿈꾸는 사회적기업 ‘소소한소통’ 백정연 대표의 추천으로 국내 최초 발달장애인 전문 연주단체 ‘드림위드앙상블’의 이옥주 이사장을 만났다. 발달장애 자녀들의 음악에 대한 재능을 발견하고 ‘전문연주가로 살게 할 수는 없을까?’ 하는 일념으로 부모들이 뜻을 모아 2015년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 무모한(?) 도전에 나섰다. ‘불가능할 것’이라는 편견에 맞서며 올해로 설립 7주년을 맞이한다. 아름다운 연주로 크고 작은 감동을 전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발달장애인 전문연주가 직업 모델 확산에 이바지해 온 드림위드앙상블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도전 없었다면 꿈꿀 수 없었던 감사한 오늘

드림위드앙상블 이옥주 이사장은 발달장애인 자녀의 소근육 발달과 정서 치료를 목적으로 우연한 기회에 클라리넷 연주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엄마의 다양한 시도에 쉽게 싫증을 냈던 자녀는 웬일인지 클라리넷은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클라리넷을 배우기 시작한 지 3년도 채 되지 않아 전국 장애인 예술제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이를 계기로 자녀는 장애인 특별전형으로 예고에도 진학하고 대학에서도 음악을 전공했다. 그런데도 전문연주가로서의 꿈은 요원했다.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 ‘하트하트’에서 클라리넷 연주를 담당하며, 여러 무대에 서고 유명한 연주자들과 협연도 했지만, 취미일 뿐이었다. 자녀의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옥주 이사장은 조바심이 났다. '저렇게 열심히 하고 잘하는데 직업이 될 수는 없을까?' 고민이 시작됐고 해법을 찾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사회적경제, 사회적기업에 대해 듣게 되면서 '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영역보다는 성공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러던 중 CBS TV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서 발달장애인이 일하는 기업 베어베터의 이진희 대표 강의를 듣고 도전에 나서 2015년 3월 성남시 사회적경제 창업 공모 사업 창업팀으로 선정됐다. 2,000만 원 상당의 공모상금에 뜻을 같이하는 클라리넷 연주자 부모들을 포함, 36명의 조합원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자금으로 국내 첫 발달장애 전문 연주단체인 사회적협동조합 ‘드림위드앙상블’을 설립했다.


단원들의 모습 / 드림위드앙상블 제공


비장애인 연주자들도 직업인으로 독립이 어려운데 너무 무모한 도전이지 않냐는 우려의 소리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옥주 이사장과 조합원들은 해 보지도 않고 포기하면 후회가 너무 클 듯싶었다. 이에 조합원 모두가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함께 힘을 냈다.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고 했던가. KBS에서 드림위드앙상블의 이야기를 ‘엄마와 클라리넷’이라는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소개하며, 짧은 시간 안에 전국적인 관심과 함께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다.

이옥주 이사장은 “여러 가지 우려 때문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드림위드앙상블의 오늘은 없었을 것”이라며 “모든 것이 감개무량하고 그간의 여정에 함께 해 준 사람들에게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해마다 새로운 도전과제 직면, 효율적인 역할 분담과 중단 없는 혁신 노력 필수

드림위드앙상블은 열심히 가르치는 선생님과 그 가르침을 성실하게 따라주는 단원들, 지원을 아끼지 않는 조합원들의 노력이 한데 어우러져 설립 첫해부터 36회에 달하는 초청연주를 수행해 냈다. 그런데 장애인 단체다 보니 전문 연주단체보다는 동호회 수준으로 인식, 사회공헌활동의 하나로 연주를 요청하거나 적정 연주비를 인정해 주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문제였다. 전문 연주단체로서 조직 운영이 선행돼야 하는데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도 드림위드앙상블은 "편견이 눈을 감으면 가슴이 음악을 듣는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연주 실력을 지속해서 강화해 나가며, 가능한 많은 공연 기회를 얻고자 바삐 움직였다. 그 결과 드림위드앙상블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방향으로 점차 상황이 바뀌어 갔다.

그래도 연주단체 특성상 수동적으로 초청을 기다려야 하는 등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은 지속적인 고민거리였다. 이에 이옥주 이사장은 ‘장애인 인식 교육’으로 사업 확장을 꾀했다. 2019년 5월부터 50인 이상 사업장은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바뀌면서 이옥주 이사장부터 직접 나서 장애인 인식 교육 강사 자격을 취득하고 전문 교육기관으로 선정 받으며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2019년 연 104회의 연주를 진행하는 쾌거를 거둔 드림위드앙상블은 2020년에 더 큰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런데 코로나로 공연 취소가 줄줄이 이어졌다. 발달장애인 연주가 11명을 포함, 16명의 직원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기업으로서 정말 당황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이에 발 빠르게 각종 장비를 갖추어 비대면 연주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했다. 또한, 더 효과적인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위해 새롭게 시행된 문화체험형 교육사업에 참여하며, 2019년만큼은 아니지만 2020년에도 연 50회에 달하는 연주 기회를 얻었다.

이옥주 이사장은 “처음부터 사무국을 두고 효율적으로 역할 분담을 해 왔을 뿐 아니라 매년 원점에서 새로운 혁신과 도전을 지속하기 때문에 선전할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옥주 이사장은 사업 초기 경제적인 부담이 없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걸 다 잘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행정업무를 전담할 사무국을 별도로 세팅했다. 그리고 어머니 조합원들이 담당해야 할 업무 범위도 명확히 했다. 그 과정에서 서로 입장과 의견이 다른 경우도 빈번했지만 “자녀들을 전문연주가로 독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명백한 목표 아래 드림위드앙상블은 과거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오늘도 지속가능성을 위해 새로운 혁신과 도전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옥주 이사장은 2022년 역시도 새로운 꿈을 꾼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도 설 계획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드림위드앙상블 사례를 세계에도 적극적으로 알려서 세계 각국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많이 만들어지도록 하고 싶다.

드림위드앙상블 7년, 발달장애 당사자는 물론 가족, 사회 회복에도 기여

드림위드앙상블 설립 이후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전문연주가로 고용된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었다.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상대적으로 사회성이 부족한 그들이 반복되는 고된 연주 연습 및 공연을 통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사회성이 크게 향상됐다. 또한 크고 작은 무대에 서면서 전문연주가로서의 프로의식을 갖게 되고 경제적으로도 자립을 하며 자존감도 크게 높아졌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가족들과의 관계도 회복되고 호전됐다.

그런데 드림위드앙상블이 가져다준 변화는 당사자들과 가족들에 그치지 않았다. 장애를 딛고 드림위드앙상블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연주는 또 다른 위로와 감동을 우리 사회 곳곳에 전하고 있다. 이옥주 이사장은 발달장애인 자녀가 우리 사회에서 도움을 받기만 했는데 이제는 역으로 다른 사람들, 우리 사회를 돕는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 속에 벅찬 감동을 느끼고 있다는 한 조합원 어머니의 이야기를 전하며, 드림위드앙상블이 단순한 연주 이상의 가치를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 정책에 장애 유형별 다양성 반영될 수 있다면

이옥주 이사장은 드림위드앙상블의 발달장애인 전문연주자들이 누리는 행복한 일상을 더 많은 발달장애인과 함께 누리고 싶다. 이에 보다 다양한 수익 모델을 모색하면서 장애인표준사업장 설립을 고민 중이다. 각 기업과 연계고용을 통해 드림위드앙상블의 문화상품 서비스를 제공, 안정적인 수익을 마련하는 동시에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앙상블의 연주를 들려주고 싶어서다. 이미 장애인 직원이 11명이니 장애인 10인 이상이라는 인적 규정에는 부합한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 운영 중인 연습실에 장애인 화장실과 시각장애인용 보도블록 등 추가적인 시설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이옥주 이사장은 “이 같은 시설 규정은 빠듯한 살림살이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뿐 아니라 정작 발달장애인들에게는 불필요한 시설로 설치 이후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 더 안타까운 대목”이라며 “장애 유형에 따른 다양성이 정책 수립 및 운영 과정에 더욱 유연하게 반영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드림위드앙상블은 발달장애인 전문연주자 직업 모델을 선보이고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 형태는 조금 다르지만, 전국에서 100여 명의 발달장애인 전문연주가들이 활동 중이다.

이옥주 이사장은 “후회하지 않으려고 시작했고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예기치 못했던 크고 작은 반향을 확인하며,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라며 “설립 7주년을 맞이함에도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 늘 걱정도 많고 흔들리지만 드림위드앙상블은 함께 해 준 고마운 사람들을 기억하며 오늘도, 내일도 혁신과 도전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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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홍성실은 20여 년 동안 PR 대행사에서 일하고 6년째 헤드헌터로 밥벌이 중이다. 2020년에 ‘재미난청춘세상’에서 운영하는 사회적경제 창업 교육 프로그램에 우연히 참여하며, ‘그들은 왜 사회적경제에 진심인 건지’ 호기심이 발동했다. 이후 사회적경제 속 착한 가치를 발견하며, ‘착한소문쟁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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